
봄이 되고 옷장 정리하다 보니 뭔가 허전한 느낌에 새 옷을 보고 있었다. 작년에 입던 양가죽 재킷이 왠지 좀 낡아 보여서, 올해는 좀 다른 스타일로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처럼 스마트폰 들고 여성의류쇼핑몰 앱들을 깔짝거리기 시작했다.
봄맞이 옷장 정리하다 결국 또 시작된 쇼핑
솔직히 봄옷 치고 양가죽 재킷은 좀 무거울 수 있는데, 그래도 이맘때 가볍게 걸치기엔 괜찮다. 예전엔 좀 격식 있는 페미닌스타일 위주로 봤다면, 이번엔 캐쥬얼한 느낌도 좀 섞인 걸 찾고 싶었다. 40대가 넘어가니 너무 소녀 같은 건 부담스럽고, 또 너무 올드한 건 싫고. 딱 그 중간 어딘가를 찾는 게 항상 쉽지 않다. 인기 있는 쇼핑몰들을 이리저리 눌러봐도 마네킹 핏은 다 예쁜데, 막상 내 몸에 어떨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양가죽 재킷, 온라인으로 살 때마다 항상 찝찝한 이유
양가죽 재킷은 특히 더 그렇다. 사진으로는 그 매끈한 질감이나 두께감이 제대로 안 느껴진다. 예전에 다른 쇼핑몰에서 ‘가죽 느낌’ 나는 재킷을 샀다가 완전 실패한 적이 있다. 광택이 너무 심해서 밤에 보면 번쩍거리고, 재킷에서 나는 특유의 가죽 냄새도 역해서 결국 몇 번 못 입고 옷장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그 이후로 양가죽 같은 건 만져보고 사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는데, 현실은 늘 온라인 검색부터 시작하게 된다. 화면으로만 보는 건 늘 뭔가 2% 부족한 찜찜함이 남는다.
20만원대 예쁜 걸 찾다가 시간만 다 보낸 것 같기도
이번엔 아예 ‘양가죽 재킷’으로 검색을 했다. 그래도 소재가 확실하니 좀 낫겠지 싶어서. ‘올리비아로렌티’ 같은 브랜드가 주는 그 특유의 안정감이 있긴 하지만, 나는 좀 더 편하고 트렌디한 걸 원했다. 가격대는 20만원대 초반에서 중반 정도를 생각하고 계속 찾아봤다. 그 정도 가격이면 너무 저렴해서 질이 떨어지진 않을 것 같고, 또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예쁜 건 다 모델이 입은 사진만 있고, 실제 착용 후기 사진은 찾기 힘들었다. 하루에도 한두 시간씩 여러 쇼핑몰을 왔다 갔다 하며 서핑하다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앱을 꺼버린 날도 많았다.
사이즈는 또 어떻게 믿고 골라야 하나
이게 제일 골치 아픈 부분이다. 상세 사이즈를 아무리 꼼꼼히 봐도 감이 안 온다. 특히 아우터는 어깨 라인이나 팔 길이가 조금만 안 맞아도 전체 핏이 망가진다. 어떤 곳은 S, M, L 표기만 있고 실제 실측 사이즈가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다른 브랜드에서 M사이즈가 잘 맞았다고 해도, 여기 M사이즈는 너무 크거나 작을 때도 부지기수다. 교환이나 반품 과정이 번거로워서 웬만하면 한 번에 성공하고 싶지만, 이런 식으로 사진만 보고 사는 건 거의 도박에 가깝다. 택배 기다리는 3일 동안 내내 사이즈 걱정을 했다.
결국엔 또 반품, 혹은 그냥 입는 거지 뭐
며칠 망설이다가 결국 디자인이 제일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 주문했다. ‘그래, 뭐 사이즈 안 맞으면 반품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배송은 생각보다 빨리 3일 정도 걸렸다. 뜯어서 입어보니… 예상대로 뭔가 애매하다. 어깨 라인이 살짝 뜨는 것 같기도 하고, 팔 길이도 조금 긴가 싶고. 완벽하게 ‘내 옷’ 같은 느낌은 아니다. 그런데 또 반품하려니 절차도 귀찮고, 언제 다시 찾아서 주문할까 싶기도 했다. ‘이 정도면 됐지 뭐’ 하는 마음으로 결국 택을 떼어버렸다. 어차피 남들은 내가 어깨가 살짝 뜨는지 팔이 긴지 자세히 보지도 않을 테니까.
그래도 다음번엔 좀 더 나아지겠지 싶어서…
결국 이번에도 그렇게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양가죽 재킷을 찾진 못했다. 그냥 ‘그럭저럭 입을 만한’ 재킷을 하나 건진 셈이다. 다음번에 이런 아우터를 살 때는 아예 주말에 시간을 내서 오프라인 매장을 좀 둘러봐야 하나 싶기도 하다. 아니면 아예 다른 소재의 재킷을 볼까? 온라인 쇼핑이 편리하긴 한데, 특정 아이템은 항상 나를 고민에 빠뜨리는 것 같다. 완벽하게 해결된 건 아니지만, 일단락은 됐으니 됐다. 옷장 한구석에 잘 걸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