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뜬금없이 생각난 NH캐피탈과 당구 경기
며칠 전부터 가계부를 정리하다가 대출 이자 나가는 걸 보고 한숨이 푹 나왔다.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돈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새삼스럽게 NH캐피탈에서 받았던 대출 금액이 눈에 들어오더라. 사실 이거 말고도 주거래 은행이랑 저축은행 몇 군데에 분산되어 있어서 한눈에 파악하기가 참 어렵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나 싶어서 괜히 관련 정보 좀 찾아보려고 검색창에 이것저것 입력하다가, 엉뚱하게 프로당구 기사만 한참 읽고 있었다. 우리금융캐피탈 PBA 챔피언십 소식이었는데, 조재호 선수랑 조건휘 선수가 결승에서 붙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아, 캐피탈이 당구 대회를 여는구나’ 하면서 멍하니 중계 영상까지 찾아보게 되더라.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었지만, 복잡한 대출 잔액을 쳐다보는 것보단 당구 공이 부딪히는 소리가 훨씬 덜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던 것 같다.
얽히고설킨 대출 정리의 고통
조용히 앉아서 내가 어디에 얼마를 빌렸는지 엑셀에 옮겨 적어봤다. 우리은행 3건에 케이뱅크, 그리고 NH캐피탈까지 더하니까 금액이 꽤 된다. 한화저축에 푸본현대 해지환급금 담보대출까지 자잘하게 쪼개져 있는 걸 보니 내가 참 계획 없이 살았구나 싶더라. 사실 이런 걸 통합대환대출 같은 걸로 묶으면 이자가 좀 낮아질까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긴 하는데, 막상 알아보려면 신용점수 영향이나 서류 준비 때문에 머리가 아파진다. 예전에 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 알아보러 은행 갔을 때도 느꼈지만, 창구 직원이랑 상담하다 보면 내가 왜 이렇게 빚을 냈나 싶은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물론 2금융권 전세대출이나 사업자 대출 상품들이 급할 때는 구세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 갚아야 할 숙제일 뿐이다.
빅머니M이나 앱을 써봐도 변하는 건 없다
요즘은 빅머니M 같은 앱들도 잘 되어 있어서 내 대출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앱을 켜면 내가 빌린 원금이랑 매달 나가는 이자가 친절하게 그래프로 그려진다. 그런데 사실 그래프로 확인한다고 해서 돈이 어디서 뚝 떨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앱을 껐다가 다시 켜봐도 엠에스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그대로다. 오히려 앱을 자주 확인할수록 ‘내가 빚이 이렇게나 많았나’ 하는 실감만 더해져서 요즘은 일부러 잘 안 보게 된다. 당구 경기 기사 속에 나오는 선수들 상금이 10억이니 뭐니 하는 숫자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건, 내 통장에 찍히는 대출 이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대로 두는 게 최선인지 고민
주변에서는 요즘 금리 상황이 변동이 많으니 잘 체크하라고 하는데, 사실 일반 직장인 입장에서 매번 바뀌는 금리를 따라가며 갈아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수수료 따지고 중도상환 해약금 계산하고 나면, 옮기는 게 과연 이득인지 손해인지 애매한 경우도 많다. 그냥 지금처럼 꾸준히 원금 갚아나가는 게 제일 속 편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프릭스스토어에서 뭐 필요한 거 쇼핑할까 하다가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다시 지우기를 반복한다. 대출 이자 생각하면 십만 원짜리 물건 하나 사는 것도 손이 떨린다. 어제는 농협 사업자 대출 조건도 한번 찾아봤는데, 내 상황에서는 크게 유리할 것도 없겠다 싶어서 그냥 탭을 닫아버렸다.
마무리가 안 되는 대출 잔액
결국 당구 기사만 읽고, 앱만 몇 번 들락날락하다가 노트북을 덮었다. 속 시원하게 해결책을 찾은 건 하나도 없다. 대출이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은 없으니, 결국은 매달 월급 들어오면 쪼개서 갚아나가는 수밖에 없겠지. 이게 뭐 대단한 정보도 아니고, 그냥 혼자 끄적이는 메모 같은 거지만, 이렇게라도 써놓고 나면 머릿속이 좀 정리될까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NH캐피탈 대출은 그대로고, 내일부터는 또 열심히 일해서 이자를 갚아야 한다.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자려고 하는데 자꾸 당구 공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내일은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봐야 할 텐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