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갑자기 왜인지 모르겠는데 톰 하디가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특히 영화 ‘레버넌트’ 때 그 털 달린 가죽 점퍼 입은 모습이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인터넷 찾아보니까 그런 스타일을 ‘무스탕’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구요. 한국에서는 ‘무톤’이라고도 한다는데, 뭐 어쨌든 그거 사면 좀 톰 하디처럼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질렀습니다.
어떤 걸로 살까 고민 좀 했습니다
일단 ‘무스탕’이라고 검색하니까 엄청 종류가 많았어요. 털이 안쪽까지 다 있는 거, 카라 부분만 있는 거, 진짜 양털로 만든 거, 인조 가죽에 인조 털인 거… 가격대도 천차만별이고요. 너무 비싼 건 감당이 안 되고, 또 너무 싸구려 티 나는 건 별로고. 그래서 한 20만원대에서 30만원대 정도 되는 걸로 찾아봤던 것 같아요. 그 정도면 톰 하디처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어느 정도 ‘이 사람 좀 신경 썼네’ 하는 느낌은 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남자 무스탕 통통한 체형에는 별로인가” 이런 글도 봤는데, 제가 키가 177cm에 몸무게가 82kg 정도거든요. 운동을 좀 하긴 했는데, 막 엄청 슬림한 체형은 아니라서 혹시나 싶었죠. 근데 댓글들 보니까 덩치 좀 있으면 톰 하디 스타일로 입어도 괜찮다는 말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믿고 그냥 질렀습니다.
드디어 도착했는데…
택배가 왔을 때 기분이 참 묘했어요. 박스를 여는데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꺼내보니 생각보다 더 두툼하더라구요. 겉 재질은 나름 괜찮았어요. 막 저렴한 느낌은 아니었고. 그런데 이게 털이 안쪽까지 다 있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입어보니 생각보다 좀 부해 보이더라구요. 톰 하디처럼 딱 맞는 느낌보다는, 약간… 곰이 된 느낌?
처음엔 ‘아, 내가 살을 좀 더 빼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이 무스탕이 나랑 안 어울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온갖 생각이 다 들었어요. 코디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일단 그냥 안에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걸쳐봤는데, 그냥… 뭐랄까. 옷은 예쁜데, 내가 입으니까 그 느낌이 안 나는 거죠.
이거 입고 나갈 용기가…
이 무스탕을 입고 집 앞 편의점 가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뭐 약속이 있거나 좀 꾸며야 하는 자리에는 이걸 입고 나가기가 좀 망설여져요. 뭔가 너무 과한 느낌이랄까? 특히 사진 보니까 톰 하디는 진짜 자연스럽게 입고 다니던데, 저는 그러기엔 아직 좀…
영화 ‘레버넌트’에서 톰 하디가 입었던 게 아마 진짜 동물 가죽에 털을 그대로 살린 그런 거였겠죠? 제가 산 건 아무래도 그런 건 아니고, 가격대를 생각하면 그럴 리가 없죠. 그래서 그런지 아무리 입어봐도 그 특유의 멋은 안 나는 것 같아요. 그냥… 따뜻한 털 잠바 정도?
그래서 다음엔 뭘 살까
지금은 그냥 옷장에 걸어두고 가끔씩 쳐다만 보고 있어요. 날씨가 꽤 추워져서 입어야 할 시기는 맞는데, 아직 이걸 제대로 입을 용기가 안 나네요. 다음에 무스탕을 산다면, 아마 털이 카라 부분에만 있고 전체적으로 좀 더 슬림한 스타일로 골라야 할 것 같아요. 아니면 진짜 톰 하디처럼 말가죽 자켓에 얇은 니트 같은 걸로 코디하는 법을 좀 더 연구해 봐야 할 수도 있고요. 아직은 제가 이걸 소화하기엔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무스탕이라는 아이템 자체는 겨울에 입기 좋은 건 맞는 것 같아요. 다만 그걸 어떻게 나에게 맞게, 또 멋있게 입는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냥 따뜻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