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델타 변이 돌파감염자 연구 - 여전히 당신이 백신을 맞아야 할 이유

델타 변이 감염 이후 병원에 입원한 백신 접종/미접종자에 대한 싱가포르 국립 전염병 연구소 (National Centre for Infectious Disease)의 연구 결과, 화이자-바이온텍과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 19 델타 변이 (B.1.617.2) 감염 이후의 유증상 및 중증 감염에 대해 여전히 매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화이자-바이온텍의 BNT162b2 (코미나티; Comirnaty) 또는 모더나의 mRNA-1273을 접종 받은 인원은, 돌파 감염 이후에도 중등증(moderate) 또는 중증(severe) 코로나19 증세를 보일 확률이 백신 미접종자에 비해서 확연히(significantly) 낮았습니다.

백신 접종자들은 훨씬 적은 증상, 훨씬 적은 양의 염증으로 인한 바이오마커, 그리고 훨씬 좋은 임상학적 예후를 보였습니다. 백신 접종은 또, 훨씬 강력한 혈청 면역과 체내 바이러스 양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바너비 영과 동료들은 “백신 접종은 여전히 코로나19 판데믹 해결의 중핵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이 논문은 현재 medRxiv에 게재된 상태로, 아직 피어리뷰가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연구 방식

본 연구는 백신 접종 후 델타 변이에 돌파감염된 성인의 임상적, 바이러스학적, 그리고 혈정학적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2021 년 4월 1일에서 2021 년 6월 14일까지 싱가포르 내 총 5개의 병원에서 모집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중심 후향 연구로, 확보한 데이터를 미접종자들의 데이터와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PCR 검사 결과 델타 변이 감염이 확인된 218명의 연구 대상 인원 중, 88명이 1자 이상의 백신 접종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71 명이 2자접종 완료자로, 이들이 돌파 감염 사례에 해당됩니다. 이들 중 66명은 코미나티 접종자 입니다.

백신 접종자 코호트의 나이 중간값은 56세 (39~64세)로, 39.5세(30~58세)였던 백신 미접종자 코호트에 비해 나이가 확연히 많았습니다. 돌파감염자의 무증상 비율은 28.2%로 감염자의 무증상 비율인 9.2%에 비해 훨씬 높았고, 유증상 감염일 경우에도 증상의 개수가 더 적었습니다.

백신 미접종자에게서는 림프구 수, C 반응성 단백질 (감염, 염증이 발생하면 수 시간내에 간에서 만들어져 혈류로 분비되는 반응물질로, 급성 감염이나 염증이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젖산 탈수소효소 (LDH. 혈중 LDH 수치가 정상치보다 높게 나올 경우 간, 심장, 악성 종양 등의 질환 가능성이 있어, 이러한 질환을 진단하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알라닌 아미노 전달효소 (간 손상이 있을 때 증가함)와 같은 바이오마커(혈액 • 체액 내에 특정 질환 여부나 상태를 나타내는 단백질 • DNA 등의 지표 물질) 이 훨씬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통계적으로, 백신 접종을 받은 인원은 산소호홉기 작용을 요하는 중증 또는 페렴 증세를 수반하는 중등증(moderate) 코로나19 증상의 발병 확률이 97% 낮았습니다,

바이러스 역학

최초 확진 당시에는 백신 접종자와 백신 미접종자 간에 PCR Ct(cycle threshold;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 증폭 사이클 개수로, 낮을수록 증폭 횟수가 적어도 충분한 유전자가 검출된다는 의미로, 높은 바이러스 양을 의미합니다) 값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습니다. 백신 접종자의 ct값은 19.2, 미접종자의 ct값은 18.8로, 델타 변이 돌파감염자와 미접종 감염자 사이에 비강 내 바이러스 양의 사이가 크지 않다는 CDC의 문건과 유사한 결과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에 미약한 증상으로 검사를 받는 사람들의 ct값이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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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감염 확인 이후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간 Ct값 차이. Ct값이 높을수록 바이러스 양이 적습니다.

하지만, ct 중간값 증가 속도, 즉 체내 바이러스 양이 감소하는 속도는 백신 접종자 쪽이 훨씬 빨랐습니다. 이는, 백신으로 단련된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미접종자의 면역계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전염성과 감염 통제 정책에 끼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백신 접종자들의 타인에 대한 전염력 보유 기간이 훨씬 짧기 때문에, 백신 접종자들에 대해 더 짧은 격리 기간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혈청 연구 결과

확진 후 1주의 기간동안, 혈청 분석이 완료된 66명의 백신 접종자 중 전원(100%)에게서 유의미한 수치의 스파이크 단백질 대응 항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미접종자에게서 이 수치는 45명 (16%)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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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Surrogate Virus Neutralisation (sVNT) inhibition 퍼센트 그래프. sVNT는 IgG, IgA, IgM 등의 종류 불문한 코로나바이러스 중화항체 수준을 측정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95% 신뢰구간으로 추세선을 그린 그래프로, 회복 소요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

연구진은 백신 돌파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겠지만, 백신 접종이 확대되며 확진자의 증상 수준이 전반적으로 경감되는 현상이 관측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백신이 델타 변이를 타겟팅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닌 만큼 (모더나와 노바백스가 이미 베타 변이에 특정한 백신을 개발해 임상 1상을 진행한 바 있고, 화이자와 바이온텍은 델타변이 대응 백신의 초도분 생산을 이미 완료하고 8월중에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효과의 감소가 있을지언정, 여전히 스파이크 단백질의 많은 부분은 원형 코로나바이러스와 동일하며, 따라서 백신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델타 변이의 위력으로 백신 무용론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의 백신이 (비록 감염이 되더라도)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재빠른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모습을 수치로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백신은 별 의미가 없다거나, 변이 대응 백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오해를 하지 마시고, 기회가 돌아왔을 때 빨리 접종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