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동산 하락에 열어보는 판도라 상자 한 개..
어제 추천글의 '이번 부동산 하락이 무서운 이유는..' 글을 정독해 봤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407902?combine=true&q=%EB%B6%80%EB%8F%99%EC%82%B0+%ED%95%98%EB%9D%BD%EC%9D%84&p=0&sort=recency&boardCd=&isBoard=false
시간의 숙성과 정성이 느껴지는 고퀄의 부동산 전망입니다.
그리고 언제쯤 회복이 될지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거리며 의견을 구하는 분도 많이 계시죠.
하지만 외람되게도 혹시..
글쓰신 님이나 우리 모두가 알게 모르게 열어보기 두려워서 외면하고 있는건 아닐까요.
혹은 외면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 차라리 타조마냥 모래에 머리를 묻기로 암암리에 합의가 된건 아닐까요.
저는 부동산을 논함에 있어
1. 총인구 감소와
2. 저출산 고령화를
빼고는 정확한 진단과 전망이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중유동성, 정부정책, 외환수급과 국제변수 등등이 부동산의 변곡점을 만들 트리거라면 총인구 감소는 직접 심장을 뚫는 총알입니다.
안타깝지만 이 문제에 대응할 방법은 아직 없고 회피한 예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김현미 장관이 코로나 이전에 이미 핀셋규제로 아슬아슬하게 '관리' 하던 폭발 직전의 트리거를 그대로 넘겨받아 이 시점에 정면으로 맞딱뜨리게 되었습니다. 트리거는 당겨졌고 이 순간에도 총알은 날아오고 있거나 이미 박혔는지도 모릅니다.
총인구 감소는 이미 몇년째 진행된 노동가능인구 감소와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로서 지금 우리가 겪어야 할 현실이 되었기에 용기를 내어 언급이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고령화 문제는 저는 거론할 용기조차 없네요. 저출산 문제는 거기서 더 나가구요.
지금까지 알려진 총인구 감소의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록 일본과 유럽의 경우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인구감소는 직접적으로 내수 침체를 야기합니다.
6개월 후행, 1년 후행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오늘 저녁 매출이 떨어집니다.
생필품을 포함한 '모든' 업종의 소비가 감소하고 경기 침체가 디폴트 상태가 됩니다.
경기순환 사이클의 진폭이 작아지고 완만해져서 회복기에 인플레율을 추종하는 정도로 때우고 넘어간 후에 그게 회복기였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인구감소기의 부동산은 가격과 관계없이 거래되지 않습니다.
가격을 내리면 팔리는 정상적인 시장 기능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인구감소기는 내려간 자산 가격이 회복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욕망의 총합'이 작아지고 으쌰으쌰할 활력이 사라집니다.
자산 시장의 편승효과가 사라지고 각자도생하여 각자 책임지는 '자살공화국'이 들어섭니다.
개인의 레버리지를 이용한 자산 투자는 사라지고 극단적 개인주의와 합리성이 득세합니다.
R이 아니라 D의 공포가 찾아옵니다.
R의 공포가 언젠가 회복될 시기를 도모할수 있는 낭만이 있다면 D의 공포는 사회를 암울하게 하고 병들게 합니다.
안타깝지만 상투적인 구호처럼 '기술혁신으로 인구 위기를 돌파' 한 예는 아직 없습니다.
인구감소에 대응할 정책이나 이론이 없습니다.
인구학의 연구자도 적고 전문가도 적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한 서울대 조영태 선생이 이제 겨우 4말5초 정도의 신진 학자입니다.
자료도 없지만 대부분이 '인구구조 변화'에서 그치고 본격 인구감소를 다룬 자료 자체가 너무 없습니다.
그나마도 인구 감소 시작 시기 예측이 고작 2년만에 8년씩 앞당겨질만큼 초고속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몇년만 지난 귀한 연구자료도 의미없어져 버립니다.
연구가 없으니 언론이 뽑아쓸 키워드가 없고 사회는 조용합니다.
그에 대응할 경제학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19~20세기 초에 쓰여져서 어떤 이론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아베 내각이 뻘짓한다고 비웃었지만 그나마 돈이라도 뿌려볼 생각이라도 해본게 20년만에 처음이었으니까요.
하필 운이 나쁘게도 우리는 사상 최대의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기와 총인구 감소 시기가 '정확히' 일치합니다.
'21년에 5만 명이 줄었습니다.
최근 1년간 9만 명이 줄었습니다.
현재 월간 1,2만명이 전체 대비 얼마 안되 보이지만 1천 세대 규모 아파트 4~5개(평균 세대원수 2.24명) 단지가 매달 사라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감소폭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당장 내년부터 중규모 도시 하나가 사라질 예정이라면요.
링크 - 통계청 '행정구역별 총인구 현황'
이게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주한 리얼한 현실입니다.
전례가 없이 '상환 불가능한 부채를 가지고 은퇴하는 최대 인구집단' 과 앞으로 20년 이상을 함께 가는건 덤이지만, 이건 고령화의 문제로서 저는 언급도 못합니다.
괴로운 과정이지만 욕설 비난도 포함하여 이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의견 개진이 활발히 일어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