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롱코트 말고 이걸로 입었다가 좀 그랬어요

봄에 롱코트 말고 이걸로 입었다가 좀 그랬어요

아니, 분명 봄인데 왜 이렇게 뭘 입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날씨는 분명 풀렸는데, 갑자기 훅 더워지는 날도 있고. 작년에는 분명 이렇게 안 추웠던 것 같은데. 괜히 옷장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결국 제일 만만한 청바지에 맨투맨을 꺼내 입었어요. 근데 그게 또 너무 덥더라고요. 반팔 티셔츠는 아직 좀 그런 것 같고.

그래서 옷가게를 기웃거리다가 ‘가벼운 봄 자켓’이라는 걸 봤어요. 이거다 싶었죠. 너무 두껍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얇아서 바람 불면 춥지도 않을 것 같고. 디자인도 딱 제가 좋아하는 루즈핏에 크롭 기장이라서 이걸로 봄 코디를 해결해야겠다 싶었죠. 네이비 색깔이랑 뭔가 파스텔톤 두 가지가 있었는데, 저는 좀 차분한 네이비로 골랐어요. 어디에나 잘 입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소재도 뭔가 에어 텍스쳐드라고 해서 시원할 것 같고.

처음 입었을 때는 오, 괜찮네 했어요. 너무 부해 보이지도 않고, 적당히 툭 떨어지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안에 얇은 골지 티셔츠 같은 거 입고 위에 이거 걸치면 딱이겠다 싶었죠.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더 애매한 거예요. 분명 자켓인데, 안에 입은 게 너무 얇으면 덥고, 좀 도톰하게 입으면 이걸 입고 다니기에 날씨가 또 안 맞고. 특히 점심시간 지나서 해 지기 전쯤 되면 땀이 나더라고요. 근데 그렇다고 이걸 벗어 던지자니 팔이 좀 그렇고. 그래서 팔을 걷어 올렸는데, 이게 또 핏이 어정쩡해지는 거 있죠. 생각보다 안에 뭘 입느냐에 따라 너무 달라지더라고요. 이걸 입을 때는 안에 정말 얇은 거, 아주 얇은 티셔츠 같은 걸 입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쌀쌀한 날에만 입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안에 원피스 같은 걸 입고 위에 툭 걸치는 용도로만 써야 하는 건지. 괜히 샀나 싶기도 하고. 뭐, 옷가게에서 이거랑 같이 코디해 준다고 보여준 스커트는 예뻤는데, 그건 또 저한테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안 샀고요. 아, 그 점원분은 이거랑 같이 레이어드해서 입으면 예쁘다고 했었는데. 뭐, 아무튼 그래서 이 자켓은 아직도 옷장 신세예요. 다음 주에 좀 쌀쌀해진다고 하니까 그때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싶기도 하고요. 아니면 그냥 롱코트를 입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요. 이런 애매한 옷이 제일 고민이에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