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적당한’ 남자의 옷 쇼핑.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할까?

30대, ‘적당한’ 남자의 옷 쇼핑.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할까?

30대, 옷 쇼핑 어디서 하세요?

서른 즈음 되면 슬슬 옷 사는 게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더 이상 ‘트렌디’한 것만 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편한 옷만 입을 수도 없는 애매한 나이. 나도 그랬다. 20대 때는 무신사, 지그재그 같은 앱을 켜놓고 밤새도록 신상 구경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30대가 되니 그런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내가 뭘 사야 잘 입었다고 소문날까?’ 보다는 ‘이 옷, 자주 입을까?’, ‘돈값은 할까?’ 같은 현실적인 고민이 앞선다.

솔직히 말하면, 30대 남자 옷 쇼핑은 20대 때만큼 설레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조금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마냥 아무 옷이나 입을 수도 없고. 그래서 나는 옷 쇼핑을 할 때 몇 가지 기준을 세우고 접근하는 편이다. 무조건 비싼 브랜드, 무조건 최신 유행보다는 ‘나에게 어울리는지’, ‘오래 입을 수 있는지’, ‘가격은 합리적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현실적인 쇼핑, ‘가성비’와 ‘활용도’ 사이

예전에는 ‘이거다!’ 싶으면 가격 불문하고 질렀는데,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에는 정말 마음에 드는 니트를 발견했다. 캐시미어 혼방 소재에 디자인도 딱 내가 찾던 스타일이었다. 가격은 6만 원대. 온라인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품 브랜드처럼 비싼 것도 아니었다. 장바구니에 몇 날 며칠을 담아두고 고민했다. ‘이 니트 하나로 얼마나 자주 입을 수 있을까?’, ‘세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 더 살까, 아니면 다른 걸 살까?’ 결국 그 니트는 사지 않았다. 대신, 비슷한 가격으로 여러 벌의 기본 티셔츠와 셔츠를 구매했다. 돌이켜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 니트 하나만 계속 입었다면 금방 질렸을 수도 있고, 세탁 관리가 번거로워 결국 옷장에서 잠자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을 거다. 반면, 기본 아이템들은 돌려 입기 좋고 어떤 하의와도 매치하기 쉬워서 훨씬 만족도가 높았다.

‘나’에게 맞는 쇼핑몰 찾기

온라인 쇼핑몰은 정말 다양하다. 무신사는 워낙 유명하니 말할 것도 없고, 2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그재그, 에이블리 같은 곳도 있지만, 30대에게는 조금 캐주얼하거나 영(young)한 느낌이 강할 때가 있다.

나는 주로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쇼핑몰을 고른다.

  1. 모델 착장: 모델의 나이대와 체형이 나와 비슷하면 가장 좋다. 나는 키가 크지 않은 편이라, 모델이 내 키와 비슷하거나 조금만 더 큰 경우 옷 핏을 가늠하기 쉽다.
  2. 상품 상세 설명: 소재, 세탁 방법, 사이즈 실측 정보가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특히 바지 같은 경우 허리둘레, 허벅지 단면, 밑위 길이 등 상세 치수가 중요할 때가 많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바지를 잘못 사면, 제일 작은 사이즈를 시켜도 허벅지나 종아리가 끼거나, 허리가 너무 커서 벨트를 필수로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실측 사이즈를 꼼꼼히 비교하는 편이다.
  3. 후기: 실제 구매자들의 후기는 필수다. ‘사이즈가 크게 나왔어요’, ‘생각보다 얇아요’, ‘색감이 화면이랑 같아요’ 같은 정보는 쇼핑 성공 확률을 높여준다. 다만, 후기 역시 맹신은 금물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으니까.

나는 주로 이런 곳에서 산다 (내돈내산 기준)

1. 편집샵 (온/오프라인)
* 장점: 다양한 브랜드와 스타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비교적 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어 실패 확률이 낮다.
* 단점: 가격대가 다소 높을 수 있다. (평균 5만 원 ~ 20만 원 이상)
* 조건: 조금 더 투자해서 좋은 품질의 옷을 오래 입고 싶을 때. 특별한 날 입을 옷을 찾을 때.
* 나의 경험: 몇 년 전, 친구 결혼식 때 입을 재킷을 찾으려고 꽤 괜찮은 온라인 편집샵을 며칠 동안 뒤졌던 기억이 있다. 결국 15만 원 정도 하는 싱글 재킷을 샀는데, 캐주얼하게도 입을 수 있고 격식 있는 자리에도 어울려서 정말 만족하며 입었다.

2. 특정 브랜드 온라인 스토어
* 장점: 브랜드 특유의 핏과 퀄리티를 믿고 살 수 있다. 신상품 출시나 세일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 단점: 선택의 폭이 좁다.
* 조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스타일이나 핏을 이미 알고 있을 때. 기본템 위주로 구매할 때.
* 나의 경험: 나는 A.P.C. 같은 브랜드의 기본 티셔츠나 셔츠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몇 번 세탁해도 변형이 없고 오래 입을 수 있어서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느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세일할 때를 노려 구매하는 편이다. (보통 5만 원 ~ 10만 원대)

3. ‘캐주얼’ 기반의 중저가 쇼핑몰
* 장점: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캐주얼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보통 2만 원 ~ 7만 원대)
* 단점: 퀄리티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유행을 타는 아이템은 금방 질릴 수 있다.
* 조건: 일상복, 편하게 입을 옷을 찾을 때.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을 때.
* 나의 경험: 얼마 전, 주말에 입을 편한 맨투맨과 청바지를 사려고 몇 군데 쇼핑몰을 둘러봤다. 결국 3만 원대 맨투맨과 5만 원대 청바지를 샀는데, 입어보니 핏도 괜찮고 소재도 무난했다. 다만, 이런 종류의 옷은 너무 자주 세탁하면 금방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옷들은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입는 편이다.

피해야 할 쇼핑 함정

1. ‘무신사 냄새’ 나는 쇼핑 (모두 똑같은 스타일)

이건 내 경험담인데, 한때는 무신사 랭킹 상위에 있는 옷들을 죄다 사는 게 유행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니, 주변 친구들과 너무 똑같은 스타일인 거다. ‘아, 나도 그냥 무신사 냄새 나는 옷만 입고 있구나’ 싶었다. 30대라면 이제 나만의 스타일을 조금씩 찾아가야 할 때인데, 랭킹에만 의존하는 쇼핑은 결국 개성을 잃게 만든다. 이건 10대, 20대 때 이미 충분히 겪어본 경험이고, 이제는 좀 벗어나고 싶었다.

2. ‘세일’이라는 말에 휩쓸려 충동구매

세일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세일이니까 사야지’라는 생각으로 옷을 사면, 결국 옷장 속에서 한 번도 입지 못하는 옷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말 필요한 옷인지, 내 스타일과 맞는지, 활용도가 높은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3. ‘싼 게 비지떡’을 간과하는 것

물론 ‘가성비’는 중요하지만, 너무 싼 옷들은 퀄리티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소재가 금방 상하거나, 봉제선이 터지거나, 한두 번 빨면 모양이 변하는 식이다. 결국 수선비나 새로 사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더 비싸게 먹힐 수도 있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쇼핑하는가?

결론적으로, 30대 남자 옷 쇼핑은 ‘균형’이 중요하다.

  • 기본템: 질 좋은 기본템 (흰 티, 셔츠, 니트, 슬랙스 등)에 조금 투자해서 오래 입는다. (평균 5만 원 ~ 15만 원)
  • 포인트 아이템: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특별한 날을 위한 옷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쇼핑몰이나 편집샵에서 구매한다. (평균 3만 원 ~ 8만 원)

이렇게 조합하면 전체적인 옷장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너무 큰 지출 없이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20대 때 쇼핑몰 좀 다녀봤지만, 이제는 좀 더 ‘나다운’ 스타일을 찾고 싶은 분
  •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옷을 구매하고 싶은 분
  • 옷 쇼핑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은 분

이런 분들은… 음, 잠시만요

  • 무조건 최신 유행 아이템만 구매하고 싶은 분
  • 저렴한 가격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분
  • 패션에 큰 관심이 없어서 아무 옷이나 입어도 상관없는 분

현실적인 다음 단계

지금 옷장 속에 있는 옷들을 한번 쭉 살펴보세요. ‘내가 요즘 자주 입는 옷은 뭐지?’, ‘이 옷은 언제 마지막으로 입었지?’ 등을 기록해보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어떤 옷이 필요한지, 어떤 스타일을 더 사야 할지 감이 잡힐 겁니다. (혹은, ‘아, 옷 좀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