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가죽 소재의 구두는 특유의 부드러움 덕분에 처음 신었을 때부터 발에 감기는 맛이 다르다. 하지만 막상 매장을 둘러보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보다 보면 가죽의 질감 외에도 따져봐야 할 실질적인 요소들이 참 많다. 보통 10만 원 후반대에서 20만 원 초반대 가격을 형성하는 수제화 라인업에서 양가죽 제품을 볼 때,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내 발에 무조건 편한 것은 아니다.
먼저 굽 높이를 선택할 때 5cm는 실무적으로 가장 애매하면서도 선호도가 높은 높이다. 3cm 미만의 플랫 슈즈는 바닥 충격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장시간 보행 시 발바닥 앞쪽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5cm 구두는 적당한 경사 덕분에 종아리 라인을 살려주면서도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과도하게 쏠리지 않는 지점이다. 다만, 평소 운동화만 즐겨 신던 사람이라면 5cm 구두를 구매하기 전 반드시 발볼 너비 조절 가능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양가죽은 잘 늘어나지만, 그만큼 형태 유지력이 낮아 처음부터 발볼이 꽉 끼는 사이즈를 고르면 나중에 신발 모양이 흉하게 옆으로 벌어지는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스퀘어 토 디자인의 구두가 요즘 유행인데, 발가락 앞부분이 여유로운 편이라 둥근 코 디자인보다 확실히 편안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퀘어 토는 디자인 특성상 발끝이 뭉툭해 보여서 자칫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런 보완점 때문에 많은 수제화 쇼핑몰에서는 발등 부분을 깊게 파거나 입구에 고무 밴딩 처리를 해서 착화감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을 위한 할머니 신발이나 편한 구두로 홍보되는 제품들 중에는 이런 밴딩 처리가 필수적인데, 이때 밴딩이 너무 짱짱하면 오히려 발등을 압박해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가죽 관리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양가죽은 소가죽보다 훨씬 관리에 까다로운 편이다. 물에 닿으면 얼룩이 생기기 쉽고, 긁힘에도 약하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에는 양가죽 구두를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보관을 고민하고 있다면 새 신발을 샀을 때 포장되어 오는 완충재인 일명 ‘뽁뽁이’를 버리지 말고 구두 안쪽에 넣어두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에어캡이 외부 온도 변화로부터 가죽의 변형을 막아주는 일종의 단열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방뿐만 아니라 구두 보관 시에도 유용한 팁이다.
수제화 쇼핑몰을 고를 때 순위나 후기만 믿기보다는 상세 페이지의 가죽 퀄리티 설명을 꼼꼼히 봐야 한다. 19만 원 정도의 가격대라면 겉감뿐만 아니라 안감도 전체 천연 가죽을 사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끔 겉은 부드러운 양가죽인데 안감은 합성 피혁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통기성이 현저히 떨어져 여름철에는 발에 땀이 차고 불쾌한 냄새가 발생하기 쉽다. 안감까지 가죽을 사용한 제품은 훨씬 쾌적한 보행 환경을 제공한다.
결국 구두는 직접 신어보고 걷는 환경에 따라 만족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품목이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는 평소 신는 정사이즈를 기준으로 하되, 제작 공방의 후기 중 ‘발볼 넓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좋은 곳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겉보기에 예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하루 종일 신고 돌아다녀도 발뒤꿈치가 까이지 않고 발바닥 아치가 안정적으로 받쳐지는 구두를 찾는 것이 쇼핑 실패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